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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ERA/리뷰▶액세서리

[돔케 F-9] 가벼워지자, 더 간편해지자, 돔케 F-9 리뷰

by 뀰벌 2013.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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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워지자, 더 간편해지자

 무료한 주중 오후, 친구들과의 추억이 떠올라 오랜만에 미니홈피를 들여다봤다. 오랜 시간 방치한 미니홈피의 모습은 초라하기 짝이 없지만, 사진첩 속 사진들은 언제 봐도 신선하다. 남는 건 사진 밖에 없다며 찍어 놓은 추억의 장면들은 언제 봐도 걸작이다. 무심코 처음 사진 배울 때 피사체 분류 별로 나눠 놓은 카테고리를 눌러본다. 이윽고 입에서 ‘헉’ 소리가 터져 나온다. 정말 내가 찍어 놓은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감성적이고, 남다른 시선이 느껴지는 사진들이다. 이유가 뭘까? 오래 전에 찍은 사진이 날 놀래킨 이유 말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해답을 찾아냈다. 그건 바로 사진을 대하는 자세에 있었다. 부지런함. 그 동안 잊고 지냈던 사진을 대하는 자세다.

 사진을 처음 배울 때 나는 융, 메모리, 예비 배터리를 담은 작은 가방과 카메라 하나를 들고 다녔다. 혼자 돌아다니며 이것 저것 찍다가 우연히 만난 장면을 사실 그대로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묵직한 DSLR 손에 들고, 등을 에워싼 백팩 속에 렌즈 두어 가지와 컴팩트 카메라 한대, 삼각대까지 걸치고서 유명한 출사지만 쫓아다니는 지금 내 모습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부지런히 빛을 쫓아다녔던 게다.

 그로부터 며칠이나 지났을까. 출사를 나선 내 손엔 미러리스 카메라 한 대와 작은 카메라 가방이 들려 있다.





단촐한 출사를 위한 돔케 F-9

 카메라 가방의 모양과 크기는 출사의 목적과 장소에 따라 달라진다. 멀리 떠나는 여행일수록 수납 공간이 넓은 백팩을,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장소에선 차분한 디자인에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한 가방을 찾게 되는 식이다. 단촐한 출사엔? 그렇다. 작고 가벼운 숄더백이 적격이다. 필자가 선택한 DOMKE F-9 JD Short Shoulder Bag(이하 돔케 F-9) 역시 단촐한 출사나 여행에 적합한 숄더백이다. 수납 공간도 카메라 수납부와 액세서리를 위한 포켓 3개가 전부다. ‘가볍고 사용성 좋은 가방’을 만들고자 한 돔케의 철학이 돔케 F-9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이다.





실전에서 우러나온 디자인

 돔케는 미국의 인콰이러의 사진기자인 Jim Domke가 1976년, 기존 카메라 가방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것을 시작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카메라 브랜드다. 돔체의 철학도 그때부터 시작되었고, 돔케 F-9에게도 여과 없이 적용되었다. 다소 투박한 디자인이지만, 소재부터 형태까지 사용자를 위한 배려가 꼼꼼히 스며있어 사용성 만큼은 타브랜드 못지 않게 고급스럽다. 또 유행에 따르지 않는 한결같은 돔케 만의 디자인으로 오랫동안 사용해도 그 멋이 쉽게 소멸되지 않는다. 





강하면서 부드러운 캔버스 소재

 돔케 F-9의 주 소재는 부드러우면서 강한 내구성을 갖춘 캔버스 원단이다. 군수용 천막에 사용할 만큼 질기고 튼튼한 캔버스 원단은 가방의 내구성을 높이는 밑바탕이 되어준다. 또한 방수성을 지녀 물에 잘 젖지 않는 것도 캔버스 원단의 특징 중 하나다. 가방 형태는 가장자리를 마감 처리하는 것과 동시에 어깨끈과 동일한 소재의 끈으로 가로 세로를 꽉 잡아주었다. 특히 가방 좌우와 하단부를 관통한 어깨끈은 가방의 중심을 잡아주는 동시에, 하단부의 내구성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가방 커버에 달린 잠금장치는 금속 소재의 고리로 디자인 되었다. 높은 내구성, 강력히 체결력을 자랑하지만, 열고 닫기를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고리 외에 커버 안쪽엔 위치한 벨크로 소재의 띠도 잠금장치로 쓸만하다. 본래 목적은 다소 헐렁한 고리의 체결력을 보조 하는 용도지만, 가방을 가로지르는 긴 면적 덕분에 높은 체결력을 형성해 주 잠금장치로 사용하여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몸에 착 감기는 어깨끈

 가방의 소재나 형태만큼 중요한게 있다. 바로 어깨끈이다. 어깨끈이 얼마나 제 기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가방 전체의 사용성도 달라지게 된다. 돔케 F-9의 어깨끈은 가방의 전체적인 퀄리티를 높여줄만큼 꽤 만족스러운 사용감을 선사한다. 면적이 넓어 어깨에 부담이 되지 않으며, 어깨끈에 직조된 두줄의 고무밴드 라인은 가방이 촬영자 어깨에 안정적으로 고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부드러운 질감으로 어깨에 견착되는 느낌도 훌륭하다. 패드를 사용한 어깨끈보다 쿠션감은 부족하지만, 간편 출사용 카메라 가방엔 오히려 거추장스러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어깨끈은 플라스틱 고리로 가방과 연결되어 있으며, 분리가 불가능하다. 어깨끈 길이는 양쪽에 마련된 버클로 조절할 수 있다.



 돔케 F-9는 어깨끈 외에 손잡이와 보조끈을 제공한다. 손잡이는 DOMKE 로고가 새겨진 인조가죽이 덧대어져 고급스러운 모습이다. 탈부착이 가능한 보조끈은 어깨끈과 손잡이를 보조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심플한 수납 공간

 돔케 F-9은 카메라를 수납하도록 마련된 본 수납부 외에 총 3곳의 수납공간을 제공한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커버를 열었을 때 보이는 수납부다. 이 곳은 지퍼가 달려있으나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에 필터나 배터리, 메모리 등 작은 액세서리류를 보관하기에 알맞다. 후면 포켓부는 리플렛 같은 종이류를 껴놓는 곳으로만 사용할 수 있다.



 전면 수납부는 넉넉한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지퍼가 달려있어 이래저래 활용하기에 훌륭한 공간이다. 스마트폰, 컴팩트카메라, 수첩, 필기구, 지갑 등 주머니 속에 늘 넣고 다닐만한 귀중품을 수납하는 공간으로 제격이다. 



 카메라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엔 쿠션감이 느껴지는 소재로 이뤄진다. 무엇보다 충격에 약한 카메라이기에 나름 신경 신경 쓴 눈치다. 넉넉한 쿠션감은 아니지만, 작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엔 손색이 없다. 카메라 수납부엔 공간을 나눌 수 있는 파티션을 활용할 수 있다. 파티션은 필요에 따라 탈부착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납하는 카메라 종류나 수에 맞춰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 보인다. 





다양한 수납 예시

 돔케 F-9은 24-85mm VR 렌즈를 물린 니콘 D600 정도는 넉넉히 수납할만한 공간을 제공한다. 깊이도, 넓이도 모두 만족스럽다. DSLR과 컴팩트 디카, 컴팩트 디카와 렌즈, 렌즈와 플래쉬 등 단촐한 구성은 무리 없이 수납할 수 있다. 그러나 세로그립을 장착한 DSLR은 수납하기가 다소 애매하다. 수납하면 카메라 가방이 너무 뭉퉁해지기 때문이다. 아래는 필자가 갖고 있는 카메라들로 다양하게 수납해 본 예시다.





찰나의 순간은 부지런함이 만들어낸다

 돔케 F-9은 돔케 시리즈 답게 몸에 착! 달라붙는 우수한 밀착성을 지닌 숄더백이다. 강한 내구성에 부드러움까지 갖춘 캔버스 소재와 디자인, 그리고 어깨끈의 조화로 촬영자의 자세에 크게 관여치 않고 몸에 착 달라붙는다. 이러한 특징은 사진가들이 사진에, 그리고 장면에 더 집착할 수 있는 분위기를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부 쿠션감에 대해선 좀 아쉬운 감이 느껴진다. 고가의 카메라를 수납하는 가방인만큼 완충감을 더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다.

 사진의 화질은 카메라와 렌즈가 만들지만, 촬나의 순간은 부지런함이 만들어낸다. 물론 카메라와 가방이 작아졌다 해서 좋은 장면을 얻을 순 없지만, 오랜 시간 걸어 다닐 땐 장비를 간소화 하는 게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필자는 이제껏 들고 다녔던 무거운 짐을 덜어내고서 가벼운 마음으로 장면에 더욱 충실해지려 한다. 그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찰나의 순간을 찾아 다니면서 말이다.


상기 포스트는 에누리닷컴 체험단으로 선정되어,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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